2012.09.13 23:45
[Culture]
발바닥 사랑, 박노해
사랑은 발바닥이다
머리는 너무 빨리 돌아가고
생각은 너무 쉽게 뒤바뀌고
마음은 날씨보다 변덕스럽다
사람은 자신의 발이 그리로 가면
머리도 가슴도 함께 따라가지 않을 수 없으니
발바닥이 가는 대로 생각하게 되고
발바닥이 이어주는 대로 만나게 되고
그 인연에 따라 삶 또한 달라지리니
현장에 딛고 선 나의 발바닥
대지와 입맞춤하는 나의 발바닥
내 두 발에 찍힌 사랑의 입맞춤
그 영혼의 낙인이 바로 나이니
그리하여 우리 최후의 날
하늘은 단 한가지만을 요구하리니
어디 너의 발바닥 사랑을 보자꾸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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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사물/일상을 관찰해서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내는 시를 좋아하기에
내가 좋아하는 시 스타일의 시는 아니지만 최근 박노해 시인 시에 푹 빠져있다.
천천히 읽어보면 큰 울림이 있다.
힘들고 어려운 시절을 겪었기에 시에 울림이 담겨 있는 것이라 생각