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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2.09.13 23:59

나는 나를 지나쳐 왔다, 박노해



인생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

나는 너무 서둘러 여기까지 왔다

여행자가 아닌 심부름꾼처럼


계절 속을 여유로이 걷지도 못하고 

의미 있는 순간을 음미하지도 못하고

만남의 진가를 알아채지도 못한 채 


나는 왜 이렇게 삶을 서둘러 왔던가

달려가다 스스로 멈춰 서지도 못하고

대지에 나무 한 그루 심지도 못하고

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지도 못하고

주어진 것들을 충분히 누리지도 못했던가


나는 너무 빨리 서둘러 왔다

나는 삶을 지나쳐 왔다

나는 나를 지나쳐 왔다



---

여행자가 아닌 심부름꾼처럼...

긴 여운이 남는 시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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감사합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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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2.09.13 23:45

발바닥 사랑, 박노해



사랑은 발바닥이다


머리는 너무 빨리 돌아가고

생각은 너무 쉽게 뒤바뀌고

마음은 날씨보다 변덕스럽다


사람은 자신의 발이 그리로 가면

머리도 가슴도 함께 따라가지 않을 수 없으니


발바닥이 가는 대로 생각하게 되고

발바닥이 이어주는 대로 만나게 되고 

그 인연에 따라 삶 또한 달라지리니


현장에 딛고 선 나의 발바닥

대지와 입맞춤하는 나의 발바닥

내 두 발에 찍힌 사랑의 입맞춤

그 영혼의 낙인이 바로 나이니


그리하여 우리 최후의 날

하늘은 단 한가지만을 요구하리니

어디 너의 발바닥 사랑을 보자꾸나



---
나는 사물/일상을 관찰해서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내는 시를 좋아하기에 
내가 좋아하는 시 스타일의 시는 아니지만 최근 박노해 시인 시에 푹 빠져있다.
천천히 읽어보면 큰 울림이 있다. 
힘들고 어려운 시절을 겪었기에 시에 울림이 담겨 있는 것이라 생각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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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2.09.09 22:43

경주마, 박노해


너는 초원을 달리는 야생마

어느 날부터 경주마로 길러지고 

너는 지금 트랙을 달리고 있다


경주마가 할 일은

좋은 사료를 먹고 좋은 기수를 만나

레이스에 앞서는 게 아니다 


경주마가 할 일은

자신이 달리고 있는 곳이 결국

트랙임을 알아차리는 것이다


그리고

트랙을 빠져나와

저 푸른 초원으로 걸어가는 것이다



---

트랙은 만들어진 공간

세상을 바꿀 수 없는 공간


세상을 바꾸는데 관심이 없을지라도, 

트랙 위에서 행복 할 수 있다

하지만 저 푸른 초원에 비할 수 있으랴?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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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2.09.08 00:45

비오는 날, 이재호

 

비오는날 차 앞유리엔 사자 두마리가있다

 

빠드득 빠드득
이빨 가는 소리

 

세렝게티의 사자들 처럼 이 녀석도 영역 표시를 한다

 

빠드득 빠드득

 

자기 구역으로 넘어온 녀석은
영역 밖으로 밀어내며 응징한다.

 

그렇게 빗방울들은 사자가 무서워
유리창 밖으로 뛰어내린다

 

자유를 찾아 줄지어 저 멀리 날아간다.

 

비가 그치고 건기가 오면
힘 빠진 사자들은 한 곳에 뭉쳐 서로를 의지하며 산다.
미동도 없다.

 

삶은 그런거다 힘있으면 과시하고
없으면 웅크리는...치사한...

 

---
비오는날 열심히 움직이는 와이퍼를 보고 자작시 한편 써 봤당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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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2.08.28 22:27

태풍, 이재호


어제 밤 부터 역사에 남을 만한 태풍이 온다고 뉴스에선 난리 법석이었고

주변 사람들은 창문에 테잎과 젖은 신문지를 붙였다.  


새벽은 밝아왔지만 고요했다. 

태풍은 마음이 급했던 우리를 한 걸음 떨어져 보고 있었다.

시간차 공격  


거센 바람이 불어 오기 전 고요했던 오전 8시30분 내 책상 주변에서 갑자기 태풍이 불었다. 

시간차 공격

 

진원지는 내 자리 반경 3.5미터, 상무님

두개의 태풍의 눈을 갖은, 역사에 남을 태풍이었다. 


태풍이 한반도를 빠져나가는데는 긴 시간이 필요했고 

우리모두 쓰러지고 읽어서기를 반복 했다.


무탈하게 태풍을 이겨낸, 상쾌한 퇴근길

버려진 우산 둘 셋과 

비에 젖어 길 바닦에 달라 붙은 단풍잎들이 보였다. 


주인을 위해 온 몸으로 비바람을 막다 팔이 꺽이고 속 뒤집어진 우산이여 

가을이 코 앞인데 꽃 한번 피워보지 못한 단풍잎이여


오늘은 니들이 내 전우다.


------------


자작시 한번 적어 봤다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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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2.08.18 01:38

가을 몸, 박노해

비어가는 들녘이 보이는 
가을 언덕에 홀로 앉아
빈 몸에 맑은 볕 받는다

이 몸 안에
무엇이 익어 가느라
이리 아픈가

이 몸 안에
무엇이 비워 가느라
이리 쓸쓸한가

이 몸 안에
무엇이 태어나느라
이리 몸부림인가

가을 나무들은 제 몸을 열어
지상의 식구들에게 열매를 떨구고
억새 바람은 가자 가자
여윈 어깨를 떠미는데

가을이 물들어서
빛바래 가는 이 몸에
무슨 빛 하나 깨어나느라
이리 아픈가
이리 슬픈가


출처 :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



---

읽고 또 읽어도 감탄이다. 

최고의 시다. 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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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2.08.12 20:54

시인, 안도현 

나무 속에
보일러가 들어 있다 뜨거운 물이

겨울에도 나무의 몸 속을 그르렁그르렁 돌아다닌다

내 몸의 급수 탱크에도 물이 가득 차면
詩, 그것이 바람난 살구꽃처럼 터지려나
보일러 공장 아저씨는
살구나무에 귀를 갖다대고

몸을 비벼본다


------

내 마음속에 보일러 하나 가지고 때가오길 참고 기다리면 

나도 꽃을 피울 수 있으리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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